니코rta.. 제겐 도깨비 같은 놈
페이지 정보
작성일21-07-31 10:01 1,551읽음본문
희한한 놈입니다.
제게 애증의 무화기가 있다면 두 놈이 있습니다.
드바루16과 그 의지를 이은 니코입니다.
자게에 올라온 글을 보고 생각이 나버렸습니다.
드바루16의 작고 좁은 덱은 정말이지 제겐 악몽이었습니다.
'성공인가?..'
이러면 바로 그냥 에어플로우에서 액상이 무슨
비오는 날 지렁이 기어나오는 마냥 쏟아져 나오는데
이게 당연한 일인 것처럼 반복되어 발생하니 정말이지 저혈압 증세가 완화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때는 드바루16이 모드기 암살자로 느껴졌었죠
그렇게 드바루16은 방출되었습니다.
이 아픔은 훗날 드바루v2의 넓은 덱을 훌륭하게 빌드함으로써 치유되었지만
새롭게 나타난 놈이 있으니 그게 바로 니코RTA입니다.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이 놈의 싹수는 약간 노랬습니다.
예쁘게 생긴 외관에 각인이나 마킹 없이 깔끔하지 않습니까?
신나게 빌드해서 한 모금 빨아봤더니, 첫빌드부터 배 아픈 소리를 내는 겁니다?
꾸르를륵 꾸륵꿀ㄹ르륵
저는 이베이프의 질문답변 도서관에서 어느 현자분께 도움을 받아 그 상황을 타개했죠.
하지만 그 다음 빌드부터가 문제였습니다.
매일 똑같이하는데 말이죠? 저는 단 한 번도 1트에 니코 빌드를 완료한 적이 없습니다.
뭔가 문제가 생깁니다. 과유입이라든지 아니면 누수급 결로라든지.. 배에 걸신이 들렸다든지..
비숍 드바루 카라플 이런 애들은 정말 착했습니다. 그냥 뚝. 딱. 끝이었거든요.
저는 니코를 점점 더 미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액상 넣으려고 액상탱크를 분리하려고 하는데 덱 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분리가 되지 않는다거나
이 짓을 하다가 망할 놈의 탑캡이 열려서 액상을 다 날려먹는다거나 하는 일이
더더욱 니코를 증오하게 만들었습니다.. 정말이지 제 인내심에 깊은 가뭄이 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또 단맛을 예쁘게 올려주기도 하기 때문에 방출욕구를 참고 참았고,
과유입이나 과유입 같은(주로 문제는 과유입이었습니다)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그냥 말 없이 물에 세척하여 서랍장 구석에 처박아뒀습니다.
그리고 어제 저녁이었죠.
저는 그 달달하다는 초코스콘 액상을 니코에 넣어 먹기 위해 빌드를 시작했습니다.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조선 중기 왜놈들을 격퇴할 무기를 갈고닦으시던 장인의 마음을 생각하며
코일 감는 일조차도 숨을 참으며 한 바퀴.. 또 한 바퀴 정성을 들여 했습니다.
다음은 코일 체결. 벌어짐이 없도록, 완벽한 포지션을 잡는다는 마음가짐.
이 수술 반드시 성공시킨다는 집도의의 마인드 빙의.
마지막으로 솜을 쑤셔 넣고 이번만큼은 완벽하리라.
빌드를 마친 후 바로 베이핑하지 않았습니다.
빌드툴을 정리하고 책상을 깔끔하게 닦았습니다. 저는 확신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한 모금 스 - 읍.
하지만 이 오라질 것은 또 저를 배신했던 것이었죠.
뿌륵뿌륵 소리를 내면서 마치 저에게 그만 좀 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듯했습니다.
정말이지 저는 분노에 휩싸여서 이성을 유지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아니 이 놈은 대체 뭐가 부족해서 이렇게까지 나를 괴롭힌단 말인가?
체념하고 분리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보내줘야할 때 보내주는 것이 정말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하고 말이죠.
그리고 이번엔 서랍장 자리 좋은 곳, 비숍이 옆에 나란히 놓아줬습니다.
아침이 왔습니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책상에 앉아서 서랍장을 열고 비숍을 꺼내려 했습니다.
몽블랑을 머금고 있는 비숍은 정말이지 예쁩니다. 고풍스럽죠.
보기만 해도 따뜻하고 달달한 향이 코에 감도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웬일인지 저는 옆의 니코를 집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체결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주 - 욱 들이켜 봤습니다.
이야.. 니태식이... 돌아왔습니다.
입안이 니코초코해졌습니다.
정말이지 끝까지 알 수가 없는 놈이었습니다.
이게 니코의 마지막 불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저는 이 놈을 놓아줄 겁니다.
마지막에서야 이렇게 아름답게 헤어질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열심히 잘해줬습니다.
니코 양반, 어디서든 안녕하시길.

댓글 23건
tong님의 댓글

|
이별하고 나면 또 생각나던데 니코는.. ㅠ 빌드 두어번만 더 해보셔요 ㅎ |
동전탑님의 댓글

|
전 실패경험이 없는데..ㅠㅠ 빨려올라오는건 위쪽 에어플로우는 안끼우고 아래쪽만 1.2 하나 박는걸로 해결하고 솜도 드바루V2에 2.5빌드할때와 똑같이 넣었습니다ㅠㅠ |
thexder님의 댓글

|
저도 니코 보내줬습니다.
빌드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맛표현이 저랑 안맞아서... ㅎㅎ |
문첨지님의 댓글

|
@tong요놈은 참.. 저도 간간히 실패하다가도 이게 또 되네? 할 때가 있고 해서 잡고 있었습니다 ㅋㅋ 일단 이번 카토 비우면 서랍장에 모셔뒀다가 어떻게 할지 천천히 고민해볼 생각입니당 |
문첨지님의 댓글

|
@동전탑오 저랑 똑같이 하시네요!
제가 막 빌드를 잘하는 편도 아니고.. 못 하는 손으로도 다른 친구들은 잘 되는데 유독 얘만 말썽이라 애증의 무화기인 것 같아요 ㅋㅋ 제가 비크솜을 써서 이게 좀 문제인 듯 한데.. 아무래도 정량에 압축되어 나오는 솜이라 자유롭게 만지는 게 좀 힘든 느낌이 있어요 코튼베이컨 같은 떼어 쓰는 솜을 썼으면 어쩌면 좀 익숙해져서 잘 쓰지 않았을까 생각도 드네용ㅎㅎ |
문첨지님의 댓글

|
@thexder그런 것 같습니다 ㅋㅋ 다른 무화기들처럼 어떤 건 참 뒤지게 잘 올려주고 어떤 건 좀 감흥이 없기도 하고.. 취향의 차이겠지요? ㅎㅎ
하지만 제 경우엔 빌드 자체가 미숙하여...ㅋㅋㅋ 좋은 주말 보내십쇼! |
김미남입니다님의 댓글

|
니코 잘쓰고 보냈습니다.
빌드 실패도없고 좋았는데 탑캡의 뻑뻑함에... 에테르 2개로 갈아타고 모든게 만족스러워 졌습니다. 에테르 만세!!ㅎ |
문첨지님의 댓글

|
@김미남입니다에테르 진짜 좋다는 말밖에 없어서 제가 모드기 갈아탈 뻔했습니다 진짜루요 ㅋㅋ
피코 쓰고 있어서 22mm 무화기 강제입니다 ㅠㅠ 언젠가 상황이 되면 철 지난 에테르도 쓸 날이 있을 것 같아요 ㅋㅋ |
옥이남편님의 댓글

![]() |
음.. 개인적으로 '대기업이 다르구나'를 느끼는중인데..
드바루 다음으로 인생무화기입니다 진하고 달고 촉촉하고.. 누수 전혀없고.. |
문첨지님의 댓글

|
@옥이남편오오.. 잘맞으신다니 부럽습니다 ㅠㅠ
저도 일관되게 빌드만 잘 돼도 신나게 쓸 텐데 한동안은 봉인하기로 했습니다 ㅠㅠ 달달한 거 정말 좋은데말이죠 회원분들이 써주시는 댓글들 읽으면서 좀 더 진득하게 붙어볼까? 이런 생각도 갑자기 듭니다 ㅎㅎ 맛있게 즐기시길 바랍니다! |
김미남입니다님의 댓글

|
이번에 피코 신형 들였는데
얘는 딱 맞네요ㅎ |
정목님의 댓글

![]() |
저는 안전하게 3mm 내경 파란색 VIK 솜으로 사용중입니닷
+ㅁ+ |
내가페페다님의 댓글

|
끝까지 더 해봅시다~~~!!! |
문첨지님의 댓글

|
@김미남입니다저는 24mm 무화기 생각도 안 하고 그대로 피코75를 ㅠㅠ
댓글 읽다가요.. 지금 기기 하나 더 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ㅋㅋ |
문첨지님의 댓글

|
@정목오? 괜찮은가요? 오늘 쇼핑하려고 들어갔다가
자주 구매하는 곳에 비크2.5 품절이길래 결국 코튼베이컨 한 봉다리 넣었습니다...ㅋㅋ 니코 솜컨 한 번 해보려고용ㅎㅎ |
문첨지님의 댓글

|
@내가페페다코튼베이컨 장바구니 넣어부렸슴다~~!!
칠전팔기라 했는데 함 더 해보겠슴다! ㅋㅋ |
김미남입니다님의 댓글

|
@문첨지신형피코 직구사이트 가격 착합니다ㅎㅎ
한번 보심이ㅎ 헤라모드도 얼마전에 3만원에 구했는데 생각보다 잘어울려요ㅎ |
일본깡패님의 댓글

|
저는 빠띠를 정말 애정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원본 클론 해서 3개나 가지고 있엇고 3개를 매일 빌드할정도로 맛나게 사용중이다가 니코를 만나고 지금은 3놈다 일주일에 한두번 빌드 하는 상황이 될정도로
니코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 줬습니다 칸탈도 입퓨클도 모두 아름답게 올려줍니다 저는 디저트용으로 니코 사용중인데 갠적으로 지금까지 만나본 애들중엔 TOP3 입니다 한동안은 손에 쥐고 댕길것 같아요 솜량을 첨부터 적당히 사용하시면 숱침 없이도 빌드 쉽게 사용가능합니다 |
문첨지님의 댓글

|
@일본깡패빠띠 클론도 못 써봤슴다ㅠㅠ
니코가 그 정도인가요... 하이고 그냥 몇 번 더 해보는 게 낫겠네요 ㅋㅋ 빌드 잘 됐을 때의 생상한 사용기 감사합니다 ㅎㅎ |
매치박스님의 댓글

![]() |
니코 빌드 여러번 했지만 누수나 꾸르륵은 없었고...
제가 애정하는 드바루만큼 좋던데요... |
문첨지님의 댓글

|
@매치박스드바루는 갓이죠! 절대 실패 없는 갓무화기입니다 ㅎㅎ |
여섯님의 댓글

|
저에겐 MD rta가 애증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설명해주셔도 누수를 못잡겠더라구요. 근데 어느날부터인지 딱 괜찮아지더니 아…참 좋은 무화기구나 했습니다. ㅎㅎ 한번 더 힘내십시요~~!! |
문첨지님의 댓글

|
@여섯감사합니다 ㅎㅎ 글 올리기 잘한 것 같아요
몇 번 더 시도해서 잘 써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