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옥

고수는 세상을 놀이터쯤으로 여기겠지만

나같은 하수에게 있어 세상은 지옥 그 자체이다.

머리는 내게 제발 그만 멈추라고 소리치지만 멈출수가 없다.

이러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어느새 내 눈과 손은 바삐 움직인다.

어쩌면 이미 결과가 정해져 있던, 절제력과 욕망의 지긋지긋한 싸움.

그리고 연이은 패배로 인해 이미 만신창이된 나의 이성적인 판단.

양복 안주머니, 가죽옷을 입은 그녀석의 살려달라는 울부짖음이 들린다.

이미 수차례의 난도질로 들은거 하나없이 속이 비어버린지 오래지만

나에겐 내일이 있다며 오늘도 애써 그 울부짖음을 외면해본다.

알고있다. 

종착점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걸.

알고있다.

지금 내가 보고있는, 나의 심장을 흥분시키며 밤잠 못이루게 하는 이녀석도

이미 내가 가지고있고 해치워버린 그녀석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는 걸.

하지만 멈출 수 없다. 빠져나갈 수 없다.

포게, 트게, 비엔베이프, 언노운스, 유투브의 무한굴레..

인터넷과 핸드폰이 끊긴다면 나는 이 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오늘도 끝없는 종착점을 향해 아프지만 즐거운 발걸음을 내딛어본다.

그리고 이 지옥에서 탈출할 수 없다면 스스로도 악마가 되자 다짐하며 댓글을 달아본다.

'고민은 배송을 늦춥니다^^' 

P.S : 니트로우스 겁나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