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입문기 -1- 입호흡기기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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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날과 다름없이 전자담배를 입에 달고 휴일을 보내고 있었다.
무협소설이라면 혼연일체, 신연합일정도로 표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연기가 나인지, 내가 연기인지 모를정도로 전자담배를 빨아댈 즈음 아버지가 전자담배를 가리키며 내게 한 마디 하셨다.
"그거, 내것도 하나 사다놔라"

아몬께서 별빛으로 속삭이셨다. 내 것을 사놓으라 하셨다. 액상은 나의 것을 쓰겠다고 하셨다. 관리는 네가 하라 하셨다.
사실 귀찮았다.
그러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성인이 된 뒤, 아버지께서 내게 무언가 부탁한것이 처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불효자는 웁니다.
그래서 질렀습니다.

나랑 완전히 똑같은 구성으로, 그리고 2차 김장용 액상들도 구매 했다. 배송까지 2~3일이 걸릴테니 크리스마스 선물로는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아무렴 어떤가, 아버지가 금연을 결심하셨다면 최선을 다해 서포트하는 것이 아들된 도리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일주일 뒤, 아버지는 아직도 연초를 태우고 계셨다.
...아버지, 제가 사드린 전자담배는요?
거, 빨리지도 않고 연기도 잘 안나오고 별로다. 비싸기만 하지, 너 그 뭐냐 인터넷 피싱인가 뭔가 사기당한거 아니냐?
연세가 있는 분께 처음부터 폐호흡기기를 사드리는게 아니었는데, 기존 연초와 색다른 맛표현으로 신세계를 맛보았던 나와는 달리 아버지는 흥미가 없어보였다.

(참고로 내 기기는 아이스틱 피코+미니슈퍼탱크 의 구성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불만을 토로하셨는데
첫째, 크고 무겁다.
둘째, 빠는 압력이 너무 허전하다.
셋째, 화면에 나오는게 뭔 내용인지 모르겠다.
넷째, 충전을 왜 배터리를 빼서 전용충전기로 해야하느냐, 귀찮다!
즉, 일반 연초와 다른 모든것들이 맘에 안드셨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보았다.
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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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3이다!

그래, 전자담배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1453이 그 모든 단점을 커버할 수 있었다.
스테디셀러는 괜히 스테디셀러가 아니었나 보다.
기기는 정했다.
그런데 내가 여태 김장한 액상들은 폐호흡액상이라 입호흡 기기인 1453으로는 맛과 향이 흐릿할 것이 뻔했다
아버지가 "마이 썬, 간이 싱겁구나." 라고 말씀 하시는 것이 귀에 환청처럼 들러왔다.
그래 까짓거, 입호흡용으로 김장을 하면 되지.
그러고 나니 또 다른 걱정이 생겼다.
난 입호흡 기기가 없는데?
아버지 전용으로 사야한다고?
나도 맛좀 보고싶은데?
하지만 난 1453을 쓰긴 싫다.
"입호흡 기기를 사야겠다"
이미 한달 가까운 기간동안 전자담배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았고, 이제 심화과정 뿐이었다.
유명 베이퍼들의 유튜브는 이미 구독중이었고, 커뮤니티들은 전부 회원 가입이 되어있는 상황.
입호흡기기에 대한 정보들을 찾는건 어렵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난 세 개의 후보를 찾아냈다.
I.카이푼

카이푼 v5, 카이푼 라이트 플러스(카라플) 쪽으로 눈이 돌아갔다.
잘빠진 외관, 많은 리뷰들로 알아볼 수 있는 제품평가.
입호흡에는 부족함이 없는 스테디셀러였다.
II.아스파이어 노틸러스X

스펠은 텔포,점멸
특성은 9/0/21 파괴전차로 찍어주시고
첫템은 도란링 2포션
e선마하시고.. 아차 이거 아닌데?

아스파이어의 노틸러스x는 이거다.
미니슈퍼탱크처럼 이미 만들어진 코일, 즉 기성코일이라 불리는 코일교체 방식이기에 관리가 쉽고, 평가 또한 좋다. 역시 스테디셀러 중 하나.
이게 두번째 후보였다.
III. 도기 스타일

이거 말궁 *-_-*(블로그에 가서 보시면 움직입니다. gif 지원이 안되네용..)

갓도기, 뒤치기, 후배위 등 많은 별명과 함께 최근 가장 핫한 기기인 도기 스타일이다.
이 제품은 장단점이 명확했는데,
단점은 이름처럼 액상을 뒤로 넣어야한다.
즉, 상부주입이 불가하다는 것. 다만 입호흡 기기이기에 액상을 자주 넣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 단점을 어느정도 상쇄시킨다.
장점은 리빌드가 쉽다는 것!
그런데 난 리빌드를 할줄 모른다.
여기서 리빌드란?
기존에 만들어진 기성코일을 교체,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접 코일을 제작하여 사용하는 방식으로써 전자담배 중급자에 해당하는 사용방식이다.
어쨋든 입문 2주차인 나에게는 아직 낯선 단계였다.
고민도 잠시
정보의 파도에 몸을 실었다.

어라?
노원에 매장이 있다=가깝다!
카라플의 성지=입호흡기기가 빵빵?
사장님이 착함= 가격 에누리? + 서비스?

[ Calculat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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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T !!

어떻게 생각해봐도 내게 이득이었다.
그래서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도착했다.

한 카토 더 먹고 시작합니다.
댓글 3건
불도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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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군요! |
azerce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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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한송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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