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입문기 -5- D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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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한송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1-21 15:29 1,335읽음본문
액상 숙성은 아직 멀었지만, 많은 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다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하게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때로는 전자담배와 관계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을 수도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또한, 전자담배에 입문한지 얼마되지 않아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할 수 있으니, 선배님들의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시작

난 드라마를 정말 좋아한다. 어느정도냐면, 한때 드라마작가가 꿈이었을 정도로.
한국드라마는 물론이고, 미드영드일드 등 국가를 막론하고 드라마라면 환장하는 편이다. 아니, 사실 해외드라마를 더욱 선호하는 편이다.
그나마 국내드라마 중에서 근래 가장 재미있게 본 드라마를 꼽자면 단연...

안투라지다.
(우연찮게도 주연배우가 아는 분이랑 닮아서, 죄송한 마음에 가슴 한켠이 아려온다.)

아는 여동생이 시청률 0.7%의 드라마를 뭣하러 보느냐고 꾸짖을 때에도 난 굴하지않았다. 결국 마지막 16편까지 재밌게 감상했다. 낮은 시청률 탓에 시즌2가 나오지않는 것은 아쉽다. 그런데, 아쉬운대로 보기시작한 원작 미드도 재밌었다.
내가 외국 드라마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이야기에 담긴 디테일한 전문성때문이다. 굳이 조금 덧붙이자면 쓸데없는 러브라인이 없기때문이기도 하다.
한국드라마는 러브라인이 없으면 흥행자체가 되지않는 반면, 외국 드라마들은 이야기가 담고 있는 디테일한 전문성에 사랑이야기따위는 안중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오히려 남자와 남자들 사이의 의리와 우정, 즉 브로맨스라 불리는 관계에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물론 본인은 지극히 정상적인 성적 취향을 지닌 사내라는 점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랑 소설을 읽고, 사랑 영화를 보고, 노래조차 사랑 타령을 한다. 하다못해 저 높은 하늘의 신조차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 하신다.
이제 남을 사랑하는 게 지쳐버린 내 나이 스물여덟.
그렇게 살아가던 어느 햇살 뜨거운 여름날, 도서관에서 빌린 시집에서 한 구절의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기형도 선생님의 시, '질투는 나의 힘' 의 마지막 구절.
방파제를 때리는 폭풍 속의 파도마냥
거침없이 내 가슴 한 곳을 후벼파놓았다.
그리고, 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싶어 입문한 전자담배는 평생 느껴보지못한 즐거움을 선사해주고 있다.

이베이프
전자담배를 통해 접하게 된 전자담배 커뮤니티인 이베이프에서 드라마와도 같은 요소들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디테일한 전문성을 갖춘 리뷰들의 향연.
나눔이라는 형태로 바뀐 남자들간의 브로맨스.
소비를 Swag 으로 바꿔 표현하는 방식.
트레이드 게시판에서의 숨막히는 잠복.
이런 요소들이 전자담배라는 단순한 물질적 존재를 심적 여흥으로 승화시켜주는 것 같다.
이런, 드라마 이야기를 하다가 잠시 다른 길로 샜다. 다시 되돌아가보자.

윽, 너무 돌아갔다.
내 인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드라마를 고르라하면 나는 주저하지않고

스파르타쿠스
를 꼽겠다.
누군가는 너무 오래된 드라마라 할지 모르나,
구관이 명관.
이라는 말이 있듯이 내게는 최고의 작품이었다.
2200년 유구한 역사의 로마제국, 검투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이다.
스파르타쿠스는 특유의 잔인함과 선정성으로도 유명하지만, 섬세한 CG 구성 또한 드라마를 보는데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스파르타쿠스는 모르더라도, 비슷한 소재의 영화로 러셀 크로우 주연의 글레디에이터 는 다들 알고계실 듯 하다.
칼과 칼이 맞부딪히는 순간의 긴장감과 마침내 상대를 쓰러뜨리고 울려퍼지는 환호성.
흡사 내가 원형경기장 안의 관객이 된 듯한 환상을 안겨다줬다. 두 작품의 공통점이라면 검투사, 로마, 그리고 원형 경기장이다.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시너지 속에는 사나이로서 불호할 수 없는 요소들로 가득 차있다. 바로 쾌락과 고통 그리고 투쟁이다.

"여기를 빠져나가는 데에는 하나의 길 뿐이다. 그들을 전부 죽이는 것."
근래에 이탈리아 로마에 다녀온 적이 있으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아니, 가본적이 없는 분이라도 로마 하면 떠오르는 건축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이제 그 건축물의 용도를 떠올려보자. 그럼 열에 아홉은 신전, 목욕탕, 극장, 경기장 일 것이다.
신들을 모셨던 신전들을 제외한 나머지 건축물은 단 하나의 이유로 지어졌다. 바로 고대로마 귀족과 시민들의 향락을 위함이다.
그리고 유흥과 쾌락, 그 타락했던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

콜로세움
로마시민 5만명을 수용하는 거대한 원형경기장.
200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에도 사라지지 않고 우뚝 서있다. 이는 현대 건축물의 수명이 100년 내외임을 감안해볼 때 경이롭기까지 하다.
물론 현대의 허용응력 설계법이나 강도 설계법으로 살펴보면 과대설계라는 점에서 당시의 설계방식과 현대구조물에 차이가 있고 꾸준한 개보수 작업을 통하여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나, 국제적 관리가 시작되기 시작한 1979년 유네스코 등재 이전까지도 그 형태가 유지되었다는 점에서 놀라운 건축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처럼 놀라운 건축물이 남아있을 수 있는 이유는 과대설계, 즉 필요이상으로 돈을 들였다는 말씀이다.
다시말하자면 로마인들은
"즐거움을 위해서는 인색하지 않았다."
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즐거움을 위한 소비에 인색하지 않다.

서론이 길었다.
오늘은 8일간의 트레이드게시판 잠복 끝에 손에 넣은

비엔발 카라플에 대해 알아보자!
원래는 도기를 구매하려했으나 무화기에는 왕도가 없고 개인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인 듯 하여, 입호흡기의 정석이라 인정받는 카라플을 선택했다.
1월 20일 17:00 기준
곤이아빠님의 도기 상부주입킷이 발표되었다.
사실 도기 상부주입 킷이 나오리라는 건 짐작은 하고 있었다. 이전편에서 쓰였던,

사실 이 ㅡㅡㅡㅡ 부분에는 당연하게도 곤이아빠 가 들어간다. 사장님께서 직접 이유는 따로 말씀 안해주셨지만, 예상이 가능한 부분이었기에 자체적으로 검열해서 글을 작성했다. 고니아빠님의 발표글을 보니 옳은 선택이었다고 느껴져서 뿌듯하다.
어쨋든 나는 위로 넣든 아래로 넣든 맛있으면 장땡이라 생각한다.

구매한 카라플의 구성을 들여다 보자.

스팀튜너 챔버 와 비엔발 개선버젼 베이스
택배를 받자마자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이 바로 이 베이스 부분이었다. 비엔발 특유의 ㄴ자 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울템 드립팁 과 울템 마이크로 경통
고무 오링보다 내구성, 내열성이 좋다는 실리콘 오링이 여분까지!
그리고 울템 마이크로 경통에는 꼬깔 침니가 안들어가는 걸로 알고있다.
마치 교수님께서 강의시간에 설명하신게 시험에 나왔을때와 같은 기분이다.ㅎㅎㅎㅎ잘 배웠다.
보고계신가요..

계속해서 리빌드를 하려다가 본인이 엄청난 실수를 범했음을 깨닫고 혼란에 빠졌다.
카라플 코일에는 26 또는 28 게이지의 칸탈선을 써야한다는 것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본인이 가지고 있는 칸탈선은 오직

24게이지 하나뿐이다.
쉬는 날이었다면 당장 비엔베이프로 뛰어가서 사왔겠지만...아쉽게도 여기는 일터였다.
그래서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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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개뿔!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한다.
일하는 매장 근처 전자담배 가게 2곳에서는 기성기기만 취급하기에 칸탈선을 팔지 않아서, 대치동에서부터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를 걸어서 도착한 선릉역 베이프온.
나중에 니코틴 든 기성액상 하나 구매할 겸, 따로 들려서 리뷰나 해볼까 하고 생각만 했었는데 이렇게 찾아오게 될줄은 몰랐다. 급한 마음에 별다른 구경이나 시연은 하지 못했다. 이곳에서는 칸탈선은 1.2미터 길이정도로 소분하여 판매하고 계셨다. 그것조차 마른 하늘의 단비처럼 느껴졌다.


코일을 감는데 시간이 오래걸릴 것이 뻔하니, 미리 무화기를 분리하여 세척시켰다.
그러다가 실수가 하나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리빌드 키트를 보시면 알아차리시겠는가?
...핀셋이랑 솜이 빠져있다.
결국 근무시간에 땡땡이를 치려던 계획은 무산되었고, 집으로 돌아와서 리빌드를 계속 진행한다.

어디서 많이보던 익숙한 장판과 맨발이 여러분을 반깁니다!

28게이지 칸탈선을 2.5mm 봉으로 요래...요래..

ㅎㅎㅎㅎㅎㅎㅎㅎㅎ오늘도 그럴듯ㅎㅎㅎㅎㅎㅎㅎ

코일을 순식간에 나사에 체결!
이라기엔 20분정도 걸렸다. 곰손이라 저 조그만한 덱안에서 나사에 와이어 한바퀴 감는 부분이 너무 오래걸렸다.
어제까지만 해도 내게 유일한 리빌드 무화기였던 페트리만 보다가, 카라플을 만져보니까 리빌드덱이 드럽게 작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삐뚤어졌다고?
어허, 다 고칠 수 있다니까!

요래...요래


제 리빌드 실력을 걸고 말하건데, 일부러 초점 흐리게 찍은 사진이 아님을 밝힙니다.

옴 Check~ Nice!




핫스팟 is Goooooood

만세!

우려했던 것이 창피할 정도로 리빌드가 술술 풀려가고 있었다. 카라플 리빌드가 괜히 리빌드의 기본이라 불리는 게 아님을 깨달았다.
나같은 곰손도 고작 한 시간만에 리빌드를 끝마쳤다.
카라플이라면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카라플을 판매해주신 킹죠님께서 서비스로 넣어주신 액상!
리빌드는 잘했는데 액상이 맛없던 거라고 찡찡거렸더니 서비스로 넣어주신듯 했다.

솜향 날리기도 하지않고 냅다 비상계단으로 나왔다. 까짓거 내가 직접 빨아서 솜향을 빼면 되겠지.
그럼 이제...

베이핑을 해볼 차례!

"잠깐, 모범시민은 금연구역을 준수해야 한다구!"

...비상계단서 쪽쪽빨다가 경비아저씨한테 들켜서 밖으로 쫓겨났다. 덕분에 베이핑 사진은 찍지 못했다.
피코 쌍둥이와 함께 아파트 주민이 내다놓은 옷장 위에서 한컷!

라이트도 켜고 한컷!
다음으로 소감을 말해보자면

난 폐호흡 무화기인 미니슈퍼탱크로 전자담배에 입문했기인지, 처음에는 흡입감이 너무 빡세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전편에도 말했다시피 다이소표 드라이버세트를 잃어버렸기에 에어홀 조절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내 손은 카라플을 다시 들어올렸다. 어느새 나는 다른 카라플 리뷰들에서 다뤄졌던 '쫀쫀한 흡입감' 을 직접 체험하고 있었다.
흡사 연초와도 같은 흡입감, 연기를 내뿜고 입안에 감도는 기분 좋은 향기가 날 사로잡았다.
여차하면 피울 생각으로 들고나왔던 연초는 주머니 구석으로 밀려나고, 밖에 있는 내내 카라플만 물고 있었다.
아쉽게도 킹죠님이 주신 벚꽃엔딩 액상은 내 입맛에 맞지않았다. 처음에는 향긋한 꽃내음에 감탄햇으나, 베이핑을 반복할 수록 비누냄새를 흡입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흔히 향료를 구분할 때는 과일향, 디져트향, 연초 향 등으로 구분하시는 걸로 알고있다. 하지만 입문한지 얼마되지않은 내 머릿속에는 이분법적인 구분만이 자리잡아있었다.
먹을 수 있는 것
먹을 수 없는 것

벚꽃엔딩은 정말 향긋하고 달짝지근한 향을 머금고 있지만, 먹을 수 없는 것의 향기에 속했다. 그런 향을 흡입하다보니 뇌가 거부하는 것 같았다. 마치 어울리지 않는 옷을 걸치고 길거리를 활보하는 거 마냥 느껴졌다.
그래서 나중에 거래하시는 분께 선물하기위해 벚꽃엔딩은 다시 밀봉하여 보관해뒀다.
대신 1월 11일에 담궈둔 데이브레이크 액상을 담았다. 맛이 좋길 기대해본다.
오늘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마칩니다.

세줄요약
1. 드라마 좋아요!
2. 카라플 샀어요!
3. 입호흡용 액상 기부&나눔&폐기처분 환영합니다.
PS.



1월 21일 14:00
주말 출근후에는 하루 종일 이것만 물고있다. 아직 벚꽃 엔딩의 향이 남아 아쉽지만, 데이브레이크의 달달함이 올라오는 것이 슬슬 느껴진다. 진정한 데이브레이크 감상은 두세 카토 정도 비워봐야 알듯 하다. 아니면 기성액상을 한번 사다먹어야지.
진짜 끝!
추천 9

댓글 20건
꽃남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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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읽었습니다.
추천드려요~ |
vapekoo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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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글보는 내내 출발 비디오여행 보는 느낌이네.. 했더니 한때 작가지망..
스파르타쿠스는 시즌1이 갑이죠.. 잘보고 갑니다. |
까만거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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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가 드라마네요ㅎㅎ 스파르타쿠스 봐봐야겠어요! |
들국화한송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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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남방감사합니다~ |
들국화한송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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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pekoo어떤 드라마건 시즌1이 젤루 재밌죠! |
들국화한송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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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발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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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앵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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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전 비엔 잘갔다가 집에 가는중입니다~~
조진웅이랑은 약간 다른느낌이지만 그만큼 훈훈하신 ㅋㅋ |
dkcoffe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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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그 가서 정독하고 왔습니다..ㅋㅋ |
킹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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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꽃내음에 감탄하다 자꾸 화장품을 들이키는듯한 느낌에 안먹ㄱ,,,,,,,, 그래도 좋아하실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 카라플 잘쓰시길 바랍니당 ㅋㅋㅋ |
이베이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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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ㅌㅌㅌ |
들국화한송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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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한송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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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한송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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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앵요즘 비엔에 있는 믹스커피가 그립습니다 ㅠㅠ 담주에 가서 비치노 보고오려고용ㅎㅎ |
들국화한송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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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coffee재밌게보셨다니 감사합니다~ |
들국화한송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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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프정말 궁금해서 여쭤보는건데 처음 1편 글 올렸던거 아직 여기로 옮겨쓰기도 전에 블로그로 찾아오셨던데, 어떻게 알고 찾아오셨던 거에요??? |
vapekoo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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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한송이주연 아재 병으로 하늘나라 가서 너무 슬펏던.... |
킹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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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한송이다이아몬드캡은 상부주입되서 참 좋은데 조심하셔야할께 누수가 생길수있어요~
리빌드 한 20번정도만 더해보면 방법을 찾을껍니다 ㅋㅋㅋ |
달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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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정신차려보니 어느새 5편까지 훌떡 다 읽어부렀네요ㅋㅋㅋ다음편도 몹시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아 김장 담그신 액상 중 어떤게 제일 먹을 만한 놈이던가요? |
들국화한송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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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글을 쓴지 어느새 한달이 훌쩍 넘었군요! 현재는 이전편에서 담궜던 프라이드가 가장 맛있네요! 요즘 하는일때문에 속편이 나오려면 시일이 조금 걸릴것 같습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