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진행한 무화기 세척 실험이 완료되어 자게에 결과 올립니다.

이전글 링크: https://evape.kr/bbs/board.php?bo_table=free&wr_id=2764989

들어가며

최대한 동일한 조건에서 객관적으로 진행하려고 했지만

무화기마다 노화된 수준이나 재질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정도 저의 후각과 감에 의존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OMX 같은 냄새측정기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결과

바쁘신 분들을 위해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베이킹소다 / 설탕물 / 리스테린(가그린) / 덴트크린(폴리덴트) 가운데 

설탕물이 무화기의 금속 부품에 가장 효과가 좋았습니다. 

잔향 제거 능력을 점수로 대략 환산하면 이렇습니다.

- 베이킹소다 : 60~70점

- 설탕물 : 70~85점 

- 리스테린 : 사람에 따라 0점~100점(?)*

- 덴트크린 : 40점*

*1

리스테린(또는 가그린)은 냄새를 제거한다기 보다는 고유의 강한향으로 기존의 냄새를 덮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리스테린으로 세척하면 액상 잔향을 걱정할 게 아니라 리스테린 향이 빠질까 빠지지 않을까를 걱정해야하는 수준입니다.

리스테린 고유의 지독한 향 때문에 액상맛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지거나, 향이 거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겨우 리스테린 향이 빠지더라도 기존에 베어있던 잔향이 다시 스믈스믈 올라옵니다.

또 일부 무화기는 리스테린이 플라스틱 부품을 부식 또는 손상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2 

덴트크린이나 폴리덴트 같은 틀니세정제는 틀니 냄새 원인균과 미세구멍의 세균, 

칫솔로 제거하기 어려운 부분의 세척용도로 개발된 제품입니다.

무화기는 세균이 아니라 주로 액상의 향료에 의해 냄새가 베는 것이니 

틀니세정제로는 온전한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세정제의 연마 성분으로 인해 도리어 무화기가 손상될 수 있으니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세요.

*3

의외로 설탕물이 베이킹소다보다 냄새 제거능력이 더 좋았습니다.

여러 자료를 찾아봤더니 공기중의 냄새는 베이킹소다가 효과가 좋지만, 

표면이나 계면에서 발생하는 냄새는 설탕이 원래부터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설탕의 끈적이는 성질이 표면에 흡착하면서 주변 냄새 분자까지 흡수해 냄새가 빠지는 원리라고 합니다.

인터넷과 유튜브 등에도 스뎅 재질의 김치통에 벤 냄새를 설탕물 vs. 베이킹소다로 세척했을 때 결과가 많이 올라와 있는데

대부분 설탕물쪽으로 우세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참고자료: https://bit.ly/3hiAwKl

실리콘/고무 오링과 가스켓은 위의 어떤 방법을 써도 잔향을 완벽히 제거할 수 없었습니다.

위에서 적은 방법 외에도 식초, 우유 중탕, 밀가루, 전분가루 등을 추가로 사용해 봤지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단, 여러 잔향 중에서도 약간 톡 쏘는 시트러스 계열 잔향은 식초물이 상당히 효과적이었습니다.

(식초냄새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오링을 식초물에 10분 정도 담궜다가 행궈주면 식초향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오링에서 나는 잔향을 도저히 못참겠다 하시는 분은 매번 힘들게 세척하기보다는 

오픈마켓 같은 곳에서 동일한 규격의 오링을 구매해서 주기적으로 교체하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개당 몇십~몇백원꼴입니다.)

제가 선택한 무화기 세척 최종 방법

시간이 없어 빨리 세척해야 한다. 

무화기가 하나 밖에 없다.

주변사람들에게 눈치 보인다.

어느정도의 잔향은 참을 수 있다/신경쓰이지 않는다.

-> 베이킹소다 계열의 주방세제

1. 우선 무화기를 물로 씻습니다.

2. 손에 세제를 풀고 무화기를 닦아 줍니다. 칫솔질을 해주면 더욱 좋습니다.

3. 무화기를 물로 헹궈줍니다.

4. 페이퍼타월로 구석구석 닦아주거나 전기드라이기(냉풍)으로 건조시킵니다.

5. 조립 후 베이핑

세척할 시간이 넉넉하다.

무화기가 여러개라 당장 한 두개 못써도 상관없다.

꼼꼼히 세척하고 싶다.

최대한 잔향을 없애고 싶다.

--> 설탕물 (오링은 식초물로 전처리)

1. 뜨거운 물과 설탕을 잘 섞어줍니다. 비율은 물과 설탕을 1:1로 진하게 했을 때 효과가 좋습니다.

2. 설탕물을 텀블러에 붓습니다. 

텀블러가 없으면 종이컵을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대신 무화기를 좀 더 오래 넣어놔야 합니다.

3. 무화기를 완전히 분해한 뒤 오링과 나사를 뺀 부품을 설탕물에 넣어줍니다.

4. 1:1 비율로 섞은 식초물에 오링을 10분 동안 넣어줍니다.

5. 식초물에서 오링을 건져낸 후 물에 한 번 행구고, 무화기가 들어간, 미지근해진 설탕물에 넣습니다.

6. 나사는 물로 가볍게 씻은 후 잘 말려놓습니다. 

*나사는 마모가 생길 수 밖에 없는 부품인데, 스테인레스 재질이 아닌데다 

녹처리도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물 속에 장시간 넣어두면 녹발생 우려가 있습니다.

7. 최소 12시간, 권장 24시간 후 부품을 건져낸 후 자연건조시키거나 전기드라이기(냉풍)로 잘 말려줍니다.

8. 조립 후 베이핑

별첨자료

리스테린의 단점

1. 사람에 따라 액상 잔향보다 더 지독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2. 무화기에 사용된 일부 부품의 도금을 벗기거나 가수분해가 발생하여 플라스틱류를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3. 설탕, 베이킹소다와 비교해 가격대비 효용성이 떨어집니다.

참고자료: http://shorturl.at/cetD9

폴리덴트/덴탈크린 등 틀니 세척제의 단점

1. 멸균에는 좋으나 냄새제거는 큰 효과 없습니다.

2. 연마 성분에 의해 무화기나 경통의 광택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3. 미세한 마모에 연마 성분이 침투하여 녹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4. 구리나 황동(브라스)에 사용하면 변색이 발생합니다.

5. 역시 설탕, 베이킹소다와 비교해 가성비가 떨어집니다.

참고자료: http://laonvape.co.kr/bbs/board.php?bo_table=tip&wr_id=205

베이킹소다 식초 섞으면 안 되는 이유

참고자료: https://m.blog.naver.com/ecobility/220909374029

모두가 꼭 이렇게 무화기를 세척해야한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팁게가 아닌 자게에 올렸습니다.)

뭐가 좋은지 몰라 다 해봤더니 이게 제일 낫더라... 수준으로 봐주시기 바랍니다.